학술활동

에너지 절약이 내 피부를 지킨다!! (노낙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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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의 사용 증가에 따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메탄, CFC, 산화질소 가스의 증가는 온실효과를 통해 지표의 온도를 1.5~4도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지구 온난화"입니다. 온난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합니다. 우리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 놓은 미국의 허리케인 카타리나라든지 동남아시아의 쓰나미는 재앙에 가까운 재해였으며 이들 역시 지구 온난화의 영향권 안에서 발생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매스컴의 영향으로 이제 우리 모두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를 걱정합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그러한 걱정은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 하는 법입니다. 내 집이 날아가고 내 몸이 다치지 않는다면 결국 수수방관하게 되어 있는 것이 인류의 이기적인 유전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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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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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  
그런데 정말 지구 온난화는 우리의 일상과 무관한 "남의 일"일까요?
만약 지구 온난화가 피부암 발생을 증가시키고 각종 치명적 피부 감염증의 빈도를 증가시킨다면 온실 가스 배출로 인한 최종 피해자는 바로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피부 노화를 가속화하고 피부암 발생률을 높인다?

언뜻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과학자나 의사들 사이에서도 "기온이 올라간다고 해서 지표의 자외선 양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지구 온도의 변동이 자외선 양을 직접 늘이거나 줄이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좀 더 깊숙히 파고 들어 보면 지구 온난화와 자외선 증가 사이에는 적지 않은 관계가 있다는 힌트(?)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1. 자외선
일단 자외선에 대해서 먼저 알아 볼까요?
잘 아시다시피 자외선은 그 파장에 따라 자외선A, 자외선B, 자외선C로 분류됩니다. 이중 피부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자외선은 자외선A와 자외선B지요. 피부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이중 자외선B입니다.

자외선B는 대부분 오존층에서 흡수되고 구름이나 대개중의 입자에 의해서도 상당 부분 흡수됩니다. 매우 강력한 자외선이지만 대기를 통해 상당 부분 처리되어 약화된 상태로 지표에 도달하는 셈이지요.

이와 달리 자외선A는 자외선B에 비해 생물학적 작용이 약하지만 구름 등에 의해 많이 흡수되지 않아 대기 중에 매우 풍부히 존재하므로 일광화상, 피부노화, 피부암 발생에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흐린 날이라도 오랜 시간 야외 활동을 하였을 때 일광 화상을 입는 것은 바로 자외선A 때문입니다.

자외선C는 매우 적은 양 만으로도 피부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생물학적 파워가 강합니다. 하지만 파장이 짧아 대기의 오존층에서 철저히 차단되므로 일반적으로는 걱정할 것이 없는 자외선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대기오염으로 인해 오존층 파괴가 가속화되면 자외선C에 의한 피부 손상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자체와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지구 온난화
지구 온난화, 즉 지표의 온도 상승이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은 다른 이유에 기인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기 중의 구름의 두께나 성질이 변화되고 대기에 존재하는 각종 에어로졸 형태의 입자들의 성상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구름에 흡수되는 자외선 양은 구름의 종류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비가 올듯한 아주 진한 먹구름은 지상에 도달하는 자외선을 70%까지 흡수 하기도 하지만 옅은 구름 (light cloud)의 경우 20%도 채 흡수 하지 못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는 것이 알려져 있지요. 지구 온난화는 대기의 정상적 자외선 차폐막을 손상시키므로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부 연구자들의 의견입니다.

이러한 의견을 주장하는 피부과 의사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UCSF)의 하워드 마이바흐 (Howard Maibach) 교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시행된 일련의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실험실적 환경의 온도가 1도 증가하는 경우 자외선에 의한 피부암 발생이 3~7% 증가한다고 합니다.

3. 피부
자외선에 의한 피부 노화 및 피부암 발생이 태양복사열 및 적외선의 "열효과"에 의해서 가속화된다는 사실도 몇 년 전 서울대학교 병원 피부과학 교실 연구진에 의해 실험적으로 증명되어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온난화로 인한 지속적 열자극 자체도 피부 노화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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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노화나 피부암 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는 생태계의 변화를 일으켜 각종 위협적인 피부 감염증의 빈도를 높이기 마련입니다. 예전에는 해외 논문에서나 볼 수 있던 악성 진드기 감염증인 "라임병"의 국내 증례가 학계에 보고되기 시작하고 동남아시아 여행 가서 드물게 경험하던 해파리 쏘임증은 어느 새 국내 서남해안 해수욕장의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습니다. 한국남부지역의 계절성 질환인 "쯔쯔가무시병"이 이제 경기 북부에서도 흔히 관찰되고 있으며 한국은 이미 서서히
말라리아 위험지역화 되어가고 있지요 (비단 군부대나 비무장지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지금까지 열대 토착병 정도로 여겨져 왔던 "뎅기열"이나 "리슈마니아증"의 국내 발생도 시간문제라고 보는 비관적인(?) 피부과 의사도 있을 정도입
니다.

지구 온난화가 허리케인이나 쓰나미만 몰고 온다면야 우리 입장에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지켜 봐도 좋겠지요. 이것이 한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논의나 비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개발 등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남 이야기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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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구 온난화가 피부의 잔주름과 탄력저하, 검버섯, 더 나아가 피부암까지 초래한다면? 그건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피부 노화로 인한 검버섯과 잡티, 잔주름을 지우기 위해 고가의 시술을 받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자외선 차단 같은 기본적인 예방책부터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함은 자명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스스로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오늘부터라도 자가차량 운전을 줄이고 에어콘 사용을 줄여 보는 것이 어떨까요? 안그래도 가뜩이나 고유가로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이니만큼 이것이 소박한 애국의 길일 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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